디아블로 2 레저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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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2.13 [디아블로 4] 수면제 타이틀 떨쳐낼 수 있을 것인가 1

디아블로 4의 출시일 발표 트레일러가 유튜브 급상승 동영상에 올라와 호다닥 달려가 시청했다.

 

아빠가 너무 즐겨했던 게임이라 자연스럽게 접해서 다른 애들 크레이지 아케이드 할 때 소서리스로 프로즌 오브 날리던 나한테는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

 

디아블로 4 트레일러 영상

특유의 어두컴컴한 세계관과 천마대전을 연상케 하는 연출... 박수가 절로 나온다. 블리자드가 역시 시네마틱 영상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아낸다. 이걸 게임에 얼마나 녹여낼지가 의문이긴 한데, 전작인 디아블로 3보다는 심혈을 기울여야 할거다.

 

수면제 게임

 

디아블로 소서리스

'디아블로'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별명이 바로 '수면제'이라는 수식어다. 이 게임은 미쳐버린 컨텐츠의 부재와 소위 노가다 혹은 앵벌이(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냥을 하는 행위)가 필수적으로 행해지는 수면제 게임이었다. 유일하게 박진감 넘치는 컨텐츠가 PVP 하나 뿐이었는데, 아이템 세팅이 덜 된 상태로 PVP 겁도 없이 했다가는 내 캐릭터 귀가 다 잘려나가 상대방 전리품으로 쥐어주는 꼴이었다.

 

극초반 확장팩이 출시되기 전에는 디아블로가 최종 보스몹으로 액트 4까지 클리어하면 노멀, 나이트메어, 헬의 난이도만 구분되어 있고 똑같은 보스랑 몹들 또 잡고 공략도 다 똑같았다. 유일하게 달라지는 점이라면 아이템 성능 차이. 당연히 헬 난이도의 몹들에게서 획득 가능한 아이템들로 중무장을 해야 PVP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수준이다. 그러면 뭐하나? 같은 레전더리 아이템이나 룬 조합 아이템이어도 능력치가 최대치냐 아니냐에 따라서 또 크게 갈린다. 완벽한 아이템을 얻기 위한 노가다 여정이 이 게임의 유일한 컨텐츠이다. 

 

디아블로 3

 

디아블로 3
디아블로 3

전작인 디아블로 3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디아블로 2가 출시되었던 2000년 6월 이후, 12년 만에 출시되었던 신작으로 당시에 어마어마한 기존 유저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블리자드 게임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스타크래프트도 지금까지 그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일부러 늦게 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신작을 더럽게도 출시 안해주는 블리자드에서 무려 12년 만에 낸 만큼 PC방 점유율이 상당히 높았다. 지금은 모두 직장인이 된 아저씨들이 너도 나도 PC방에 모여서 디아블로 3를 플레이하기 위해 밤을 새기도 했다. 하지만 잦은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컨텐츠의 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얼마 못 가 인기가 시들어졌다.

 

★ 영혼 파편과 대악마의 힘

 

디아블로3 영혼 파편디아블로3 영혼 파편 드랍
디아블로 3 영혼 파편과 드랍 시 이미지

기존의 노잼 게임 타이틀을 벗기 위해서 한 가지 차별점을 둔 것이 '영혼 파편'이다. 네팔렘(유저 캐릭터)에게 악마의 힘을 부여해 레어몹이나 디아블로와 같은 악마 몬스터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디아블로 4가 마찬가지로 10년의 세월을 뚫고 출시될 예정일보다 불과 1,2년 전에 이런 컨텐츠를 추가했다는게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다.

 

캐릭터와 빌드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지는 RPG 게임일수록 버프와 너프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3의 캐릭터들을 주기적으로 죽이고 살리는 바람에 기껏 맞춰놓은 장비와 빌드를 초기화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어차피 똑같은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어서 루즈해지는 것 같다.

 

가끔씩 블리자드 보면 일할 수 있는데 안 하는 느낌이랄까. 얘네는 왜 뒷북을 그렇게 치는지 모르겠다. 빠른 업데이트와 변화를 요구하는 한국인의 게임 감성이랑 달라서인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힘들게 키운 내 캐릭터 너프가 아닌데 말이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가격

 

드디어 블리자드도 돈미새 코스를 밟는건지 오버워치 2는 무료로 출시해놓고 디아블로 4는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디아블로 4, 아래 가격과는 상관 없는 이미지이다

 

일반 - 95,900원

디럭스 에디션 - 122,900원

얼티밋 에디션 - 136,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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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감안하고 봐도 가격이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한정 소장판 박스 예약판매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노린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디아블로라는 게임 자체가 연령대 겨냥이 확실하다 보니 이 정도 가격이라면 플레이하기 위해 눈 한 번 질끈 감고 긁어버릴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 원인은 환율

 

달러 환율 추이
달러 환율 추이

미국에서 예약하면 69.99달러인데, 여기에 현재 시점 기준 1308원의 달러 환율을 가격 현지화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하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됐다고 한다. 사실, 가격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 돈 주고 아깝지 않을 퀄리티를 보장 받을 수 있냐가 훨씬 중요하긴 하다.

 

요즘 양산형 가챠 게임들이 판을 치는 시장에서 10만원 정도는 돈도 아니긴 하다. 원하는 캐릭터 하나 뽑자고 미래의 나에게 책임을 맡긴 채 10만원 단위, 100만원 단위 카드 긁어버리는 것도 부지기수이니까 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부 이용자들이 디지털 다운로드를 통해 구매하는 과정에서 국가별 가격 현지화 정책을 악용하는 사례가 생겼기 때문에 이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가격 현지화를 하지 않았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일명 '우회구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주변에서 보기도 해서 이것을 의식했다는 추측도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주장이다.

 

 

플레이 영상

 

디아블로 4 플레이 영상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워낙 그래픽을 우수하게 뽑는 게임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기에 블리자드만의 독특한 개성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키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단순하게 똑같은 수면제 게임으로 전락할 것이냐, 끊임없는 새로움으로 신선함을 제공할 것이냐에 포커싱 할 필요가 있다.

 

트레일러 완벽하게 뽑아놓고 게임은 똑같은게 얘네들 습성이라 기대감이 높지는 않다. 그저 엔드 컨텐츠 운영을 어떤 식으로 할 지에 관심이 집중될 뿐이다.